10월 - 마지막 만찬과 겟세마네 동산의 기도
조용한 기도 : 다함께
찬 송 : 149장 주 달려 죽은 십자가
기 도 : 맡은이
성경봉독 : 마가복음 14장 22-24절
“그들이 먹을 때에 예수께서 떡을 가지사 축복하시고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이르시되 ‘받으라 이것은 내 몸이니라’하시고... ‘이것은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
10월은 낮 동안의 뜨거움을 거두고, 가장 깊은 고요와 서늘함이 내려 앉는 계절입니다. 이처럼 가을밤의 고독하고 차가운 공기처럼, 마가복음 14장은 예수님의 생애가 가장 깊은 어둠과 배신의 밤 속으로 조용히 스며들어가는 장면을 펼쳐 보입니다. 들판의 수확이 끝나고 나무들이 잎을 내려놓기 시작하듯, 이 밤에 예수님은 자신의 생을 하나씩 내어놓으실 준비를 하십니다. 이 밤에는 두 개의 자리가 등장합니다. 하나는 빵을 떼고 잔을 나누는 식탁이고, 다른 하나는 땅에 엎드려 기도하는 동산입니다. 그러나 이 둘은 서로 떨어진 장면이 아닙니다. 식탁에서 건네진 사랑의 약속은 동산에서의 기도로 이어지고, 동산에서의 순종은 다시 십자가를 향한 발걸음으로 깊어집니다. 10월이 열매의 끝자락에서 겨울의 문을 여는 계절이듯, 마가복음 14장은 예수님의 삶이 사명을 마무리하는 지점에 선 장입니다.
마지막 만찬의 자리에서 예수님은 제자들과 함께 떡을 떼고 잔을 나누십니 다. 이 식탁은 작별 인사의 자리가 아니라, 제자들에게 남기신 신앙의 핵심을 가르치는 자리였습니다. 예수께서는 떡을 떼시며 "이것은 내 몸"이라고 말씀하시고, 잔을 드시며 "이것은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나의 피"라고 선언하십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은 단순한 의식 설명이 아니라, 자신의 삶 전체를 내어 주는 결단의 선언이었습니다.
이 만찬의 자리는 아이러니하게도 제자들의 연약함이 이미 드러나 있는 자 리였습니다. 그들 가운데는 예수를 팔 사람도 있었고, 곧 도망칠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예수님은 제자들을 떠나보내지 않으시고, 끝까지 함께 식탁에 앉으십니다. 여기서 우리는 예수님의 한 가지 중요한 부탁을 듣게 됩니다. 말로 직접 명령하지는 않으셨지만, 떡과 잔을 통해 분명히 보여주신 부탁은 이것이었습니다. "너희도 이렇게 서로를 내어주며 살아가라.“
그리고 예수님은 곧바로 겟세마네로 가십니다. 겟세마네는 마지막 만찬에서 선포된 말씀이 실제 삶의 선택으로 이어지는 자리입니다. 겟세마네에서 예수님은 인간으로서의 가장 깊은 고뇌를 드러내십니다. "심히 고민하여 죽게 되었다"고 말씀하시며,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십니다.
"아빠 아버지여,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이 기도는 예수님이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았다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예 수님은 고통을 정직하게 하나님 앞에 가져가십니다. 신앙은 고통을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안고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기도는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이 한 문장은 기독교 신앙에서 '소명'이 무엇인지를 가장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소명에 응답하는 것은 두려움과 고통을 안은 채 하나님의 뜻을 선택하는결단입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뜻을 알지 못해서 순종하신 것이 아니라, 너무도 잘 알기에 더 깊이 기도하셨습니다. 한편, 제자들은 예수님이 깨어있으라고 하신 부탁의 자리를 지켜내지 못합니다. 그들은 잠들고, 결국 도망칩니다. 하나님께 대한 예수님의 순종은 끝까지 이어지지만, 제자들의 동행은 쉽게 무너집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예수님은 그 실패를 미리 아시면서도 제자들을 포기하지 않으셨다는 사실입니다. 예수님의 부탁은 완벽함을 요구하는 명령이 아니라, 연약한 존재들을 끝까지 부르시는 사랑의 요청이었습니다. 십자가는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자리이며, 동시에 제자들의 실패마저 품은 자리였습니다. 오늘도 예수님은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여기 머물러 깨어 있으라." 완벽하게 지켜내지 못하더라도, 그 부르심 앞에 다시 서는 것이 제자의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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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묵상과 나눔을 위한 질문 예수님은 오늘도 우리에게 “함께 깨어 있으라” 말씀하십니다. 서로 깨어 있어야 할 영적 모습에 대해서 나누어 봅시다. |
중보 기도 : 하나님 나라와 정직한 교회와 행복한 가정을 위해 기도합니다.
마침 기도 : 주기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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